체코 정부가 4일(현지시간)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4000억 코루나(약 25조원) 규모의 두코바니 원전 신규건설 최종계약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해외에서 원전을 수주하기는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6년 만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는 이날 최고행정법원이 계약금지 가처분 결정을 취소한 뒤 한수원과 발주사인 체코전력공사(CEZ) 산하 두코바니Ⅱ 원자력발전사(EDU Ⅱ)가 전자문서를 통해 최종계약에 서명했다고 말했다. 피알라 총리는 “이번 계약은 체코의 에너지 자급자족과 안보를 증진하기 위한 진정하고 근본적인 발걸음”이라며 “체코 현대사에서 가장 큰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체코 최고행정법원은 앞서 이날 오전 계약에 따른 공공의 이익이 계약 금지로 인한 소송 당사자의 이익에 우선하는지 판단해야 했다며 지난달 6일 브르노 지방법원이 내린 가처분 결정을 취소했다.
한수원과 발주사인 두코바니Ⅱ 원자력발전사는 지난달 7일 최종계약을 체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브르노 지방법원이 계약식 하루 전인 6일 한수원의 경쟁사인 프랑스전력공사(EDF)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서명식이 무산됐다. 체코 정부는 법원이 가처분을 취소하는 즉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체코전력공사에 최종계약을 사전 승인한 바 있다.
그렇다고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입찰에서 탈락한 프랑스전력공사는 체코 법원뿐 아니라 유럽연합(EU)에도 한수원이 역외보조금규정(FSR)을 어겼다며 이의를 제기한 상태다. 브르노 지방법원은 프랑스전력공사가 체코 반독점사무소(UOHS)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에 대해 25일 첫 심리를 진행한다.
두코바니 신규 원전 사업은 1000메가와트(MW)급 5·6호기를 건설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2029년 착공에 들어가 2036년 시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예상 사업비는 4000억 코루나로 추정된다. 한수원이 주도하는 팀코리아 컨소시엄에는 한전기술과 한전KPS, 한전원자력연료 등 한국전력 그룹 계열사뿐 아니라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등 민간 업체도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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