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한국 뮤지컬 시장이 사상 최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상반기 티켓 매출액(KOPIS 기준)이 작년 상반기 전체 실적을 뛰어넘는 약 2290억원을 달성한 가운데, 하반기에는 대작과 스테디셀러의 향연이 예고되어 있어 시장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전체 뮤지컬 시장 매출액이 4651억원을 기록했던 점을 고려할 때, 올해는 6월 실적 반영 이전임에도 불구하고 상반기에만 2290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전체 실적(2188억원)을 이미 넘어선 수치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한국 뮤지컬 시장의 저력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러한 상승세는 하반기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하반기에는 ‘위키드’와 ‘위대한 개츠비’ 내한 공연과 10주년을 맞은 ‘팬텀’도 공연을 앞두고 있다.
먼저 ‘위키드’ 오리지널 내한 공연은 7월 12일 서울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개막한다. 2012년 이후 13년 만의 내한이다. 2003년 브로드웨이 초연 후 20년 넘게 인기를 끌고 있으며, 지난해 12월엔 사상 최초로 미국 브로드웨이 주간 박스오피스 500만 달러(약 70억원)을 돌파한 스테디셀러다.
오디컴퍼니 신춘수 대표가 리드 프로듀서로 참여한 ‘위대한 개츠비’도 오리지널 캐스트로 8월 1일 서울 GS아트센터 무대에 올려진다. 지난해 4월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개막해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엔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공연을 시작했다. 이번에 국내 공연을 하면서 최초로 한국과 미국, 영국 3개국에서 동시 상연하는 작품이 됐다.
이밖에도 ‘멤피스’는 이달 17일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개막을 앞두고 있고, ‘팬텀’은 지난달 31일부터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10주년 공연의 막을 올렸다. 두 작품은 각각 공연예술통합전산망 뮤지컬 월간 예매액 1위와 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브로드웨이 42번가’ ‘킹키부츠’ ‘비틀쥬스’ ‘미세스 다웃파이어’이미 탄탄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스테디셀러 뮤지컬들 역시 하반기 시장 성장을 견인할 주요 동력이다.
일각에선 이러한 긍정적인 추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대작과 스테디셀러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신선하고 독창적인 창작 뮤지컬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뮤지컬 관계자는 “당장 관객을 끌 수 있는 대작, 스테디셀러도 좋지만 장기적으로 한국 뮤지컬 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성장을 위한 토대가 될 수 있는 작품들이 꾸준히 무대에 올려져야 한다”고 했다.
다행히 올해는 중소형 뮤지컬 시장도 활황이다.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 위주로 성장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창작 뮤지컬을 포함한 중소극장 뮤지컬들이 독창적인 스토리와 실험적인 연출로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도 ‘데카브리’(9월) ‘조선의 복서’(9월~11월) ‘프라테르니테’(10월~2026년 1월) 등 중소극장 신작이 잇따라 공연한다.
이는 뮤지컬 관객층의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다양성이 존중받는 시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대작들이 시장의 외형을 키우는 동시에, 중소형 뮤지컬들이 내실을 다지며 시장의 저변을 확대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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