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내란심판 선거' 강조에도 '과반 미달'…민주당 평가는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입력 2025.06.06 06:05  수정 2025.06.06 06:05

대선, 이재명 49.42%·김문수 41.15%

외신 "李, 유리한 상황서 과반 못미쳐

지지자들도 안티들도 많다는 의미"

與 "국민의힘 등 야권 대화·타협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4일 국회에서 열린 21대 대통령 취임선서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역대 대선에서 민주당계 출신으로 최다 득표 기록을 경신했다. 3년 만의 정권교체다. 다만 이번 대선이 '내란심판' 성격으로 치러진 만큼 당초 민주 진영이 무난한 과반 득표율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 것과 달리, 민심은 과반 득표를 허락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대선 승리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는 한편 이 대통령이 강조한 '협치' 정신을 바탕으로 국민의힘 등 야권과의 소통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내란종식' '국민통합'을 기치로 38일간 치러진 21대 대선에서 이 대통령이 최종 득표율 49.42%(1728만7513표)를 얻어 당선됐다. 그는 전날 국회 로텐더홀에서 취임선서를 통해 "이제 출범하는 민주당정권과 이재명 정부는 정의로운 통합정부, 유연한 실용정부가 될 것"이라며 "분열의 정치를 끝낸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민주당이 '내란정당의 내란 가담 후보'라며 대선 기간 파상공세를 가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득표율은 41.15%(1439만5639표)로 집계됐다. 이 대통령 득표율과는 8.27%p(289만1874표) 차이다.


당초 지상파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예측된(이재명 51.7%·김문수 39.3%) 전망에 비해 이 대통령은 약 2.3%p 하락했고, 김 후보는 약 1.8%p 상승했다. 실제 개표 결과 대선판세가 민주당에 완전히 기울지 않았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 대통령 측근 인사로 대통령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된 이한주 민주연구원장은 라디오에서 "'50%를 넘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조금 못 미쳤고 거기에 김 후보가 41.15%로 우리들이 예상했던 것보다도 잘 나왔다"며 "두 가지(득표율)를 보면서 국민들이 참 절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헌정수호' 의지를 명확히 주시면서도 한편에서 '대통합 하라'는 사인을 주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내란심판 성격의 유리한 선거에서도 과반 득표율에 미치지 못했다는 외신의 지적도 있었다'는 질문에 "물론 이 대통령을 지지하는 분들도, 아닌 분들도 있지만 선거 (결과) 그 자체로 의미를 부여한다"며 "이 대통령이 취임사에서도 얘기했듯 '모두의 성공을 위한 모두의 대통령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는 말로 갈음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4일 국회에서 열린 21대 대통령 취임선서식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앞서 외신들은 이 대통령이 매우 유리한 상황에서 치러진 선거였음에도 과반 득표는 하지 못한 점을 거론, 이같은 배경으로 국민의 '정치의 양극화' 극복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된 것으로 해석했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한국 민주당 지지자들은 그(이 대통령이)가 압도적으로 승리할 것이라고 기대했으나 득표율은 50%를 넘기지 못했다"며 "그를 열렬히 지지하는 사람들만큼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이 대통령이) 이번 선거를 불법계엄 세력을 심판하는 선거로 규정한 채 선거운동을 치렀고 한국의 유권자들은 그의 손을 들어줬다"면서도, 한 시민의 인터뷰를 소개하며 "이번 대선을 통해 극명하게 갈린 진보와 보수 세력을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고 전했다.


민주당도 이같은 대내외적 지적을 의식한 듯 국민의힘 등 야당과의 협치·소통을 강조했다.


친명(친이재명)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은 라디오에서 "다수 여당이 된다고 하면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소수 야당과 협력하고 대화해야 한다"고 했고, 김성환 의원도 "불가피할 경우 다수 민주주의에 따라 할 수 있겠지만, 최대한 대화하고 타협하고 국민 공감을 얻기 위한 노력으로 의회 내 민주적 절차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대선을 치르면서 각 당이 공통으로 약속한 공약들이 있다"며 "협치라는 것이 서로 분위기 좋게 악수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성과로 이어져야 하는 것이고, 협치와 성과는 지난 총선 때나 대선 당시 여야의 공통 공약부터 처리하는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대선 기간 이 대통령과 김문수 후보는 인공지능 등 첨단산업 육성, 과학기술 연구개발 투자 확대, 저출생·보육·주거 지원 등 공약에 공통점을 보인 바 있다.


한편 우원식 국회의장은 대선 이후 열린 첫 국회 본회의에서 "국회를 존중하고 국회와 협력하는 것이 국민통합의 기본이자 성공하는 정부의 열쇠"라며 "여소야대에서 여대야소로 바뀌었지만 대화와 타협에 먼저 나서는 집권 다수당의 책임감, 대안으로 견제와 균형을 실현하는 야당의 책임감이 함께 발휘돼야 국정도, 삼권분립의 기둥도 더 튼튼하게 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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