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이재명, 마지막 주말 'TK·PK' 공략..."HMM 이전, 노동자들 동의 안해도 그냥 한다"

데일리안 안동(경북)·울산 =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5.06.02 00:00  수정 2025.06.02 00:00

안동·대구·울산·부산 표심에 호소

'장남 설화' 속 '리박스쿨' 지적 대응

"안동 토박이, 계엄 이후 생각 바뀌어"

"견제성으로 김문수 지지" 엇갈린 민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일 오전 경북 안동시 웅부공원에서 열린 유세에서 이 후보의 초등학교 은사인 박병기 씨로부터 대선 후보 모의 성적통지표를 받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야심차게 목표로 세웠던 'TK(대구·경북) 30% 성적표'는 달성될 것인가. '비법조인 대법관 임명·대법관 100명 증원' 법안 등이 '3권 장악' 논란을 불러일으킨데다 대선 막판 이재명 후보 장남 논란이 커지자, 이 후보는 험지 영남을 순회하며 연고를 내세우고 '댓글단 의혹'으로 맞불을 지르는 등 정면돌파를 시도하는 모양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1일 고향인 경북 안동을 비롯해 대구·울산·부산을 방문했다. 막바지 주말 일정을 보수 진영의 텃밭인 '험지'에 쏟아부으며 논란을 정면돌파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재명 후보는 경선 기간부터 TK 지역을 방문해 소속 정당이나 이념을 떠나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나아지게 할 실력을 보고 투표해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한 적 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경북 안동시에서 열린 유세 현장에서부터 자신의 뿌리가 이곳 영남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난 안동에서 태어나 안동의 물과 쌀·풀을 먹고 자랐다"며 "부모님과 조부, 증·고조부, 선대가 다 여기에 묻혀있고 나도 안동에 묻힐 것으로, 안동은 내 출발점이고 종착점"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선비의 고장 영남에 군사독재정권이 들어서 편가르기로 장기 집권했다"며 "독재정권이 하라는대로 나라를 팔아먹어도 찍겠다는 사람이 많아지게 돼 안타깝지 않느냐"라고 했다.


또 "기회를 만들어주시면 반쪽에 의지해서 나머지 반쪽을 탄압하고 편 가르는 '반(半)통령'이 아니고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모두의 대통령이 반드시 되겠다"고 약속했다. 유세장에는 이 후보의 초등학교 은사인 박병기 씨가 자리해 이 후보에게 '수'가 찍힌 대선 후보 성적표를 전달했다.


이 후보는 경북 안동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영남 지역에 집중하는 것은 영남 지역이 가지는 매우 특별한 의미 (때문이다)"라며 "영남 지역의 지지를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는 게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영남에 집중하는 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대 임시정부 대통령은 안동에서 나왔다. 이번에 안동 출신 대한민국 대통령 한 번 만들어달라"고도 호소했다.


안동 유림단체 회원들이 지난 1일 오전 경북 안동시 웅부공원에서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유세에서 이 후보의 유세를 지켜보며 박수치고 있다. ⓒ뉴시스

장남에 대한 설화가 커진 상황 속 역으로 '리박스쿨' 문제를 따지기도 했다.


이재명 후보는 안동 유세 이후 기자들과 만나 보수 성향 단체가 '자손군'(댓글로 나라를 구하는 자유손가락 군대)이라는 댓글팀을 운영했다는 보도를 가리켜 "국민의힘이 실질적 배후라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며 "리박스쿨의 실체, 활동 내용, 국민의힘 인사들과의 교류 관계를 보면 국민의힘이 무관하다는 것은 전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PK 표심을 잡기 위해 설령 '동의하지 않은 노동자'가 있더라도 민간 해운사 HMM을 부산으로 그냥 이전시키겠다는 포부도 보였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부산 부산역 앞 유세에서 "이재명 정부는 빠른 시간안에 해양수산부·HMM 이전, 그리고 이에 더해 동남투자은행을 만들고, 대통령실에 북극항로 해양전문비서관을 두고 직접 챙기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북극항로 키우기 위해서 약속하지 않았느냐. 해수부는 반드시 부산으로 신속하게 옮긴다고 했다"며 "해수부만 가지곤 부족하다. HMM이라는 제일 큰 회사의 정부 지분 70%를 넘어 정책으로 해서 노동자들 설득해서 동의받겠다"라고 했다. "끝까지 동의하지 않으면 그냥 해야지, 어떻게 하겠느냐"라고도 덧붙였다.


한편 6·3 대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목표했던 TK(대구·경북) 30% 득표율과 함께 PK(부산·울산·경남) 표심을 어느 정도나 가져올 수 있을지에 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후보는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마지막까지 '소중한 한 표'를 호소했지만 이를 바라보는 TK·PK 유권자들의 시선은 미묘하게 엇갈렸다.


경북 안동 안막동에서 54년을 거주했다는 심모(54)씨는 안동 유세 현장에서 "계엄이 아니었으면 이쪽 지역이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지만, 12월 3일 이후 바뀌었다"며 "이곳 토박이로 살면서 친구들하고 이야기하면 싸움만 나지만, 그래도 지금은 생각을 바꿔보자는 쪽으로 이야기를 하는 중"이라고 했다.


다만 지지자들을 제외한 일부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석연치 않은 시선도 있었다. 울산 유세 현장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손모(34)씨는 "사법부를 압박하고, 민주당이 보여준 '이재명 강경일변도' 행태 때문에 이 후보를 지지하지 않을 것 같다"며 "견제성으로 김문수 후보를 지지하겠다. TV 토론에서 이준석 후보에 대응하는 모습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일 오후 울산 동구 일산해수육장 교차로 인근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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